쿠보타 오사무(Kubota Osamu) 인터뷰
이번에도 GE의 음악 담당 중 한명인 쿠보타 오사무의 인터뷰 내용이다. SoundTemp와는 다른 분위가, 뭐랄까, 좀 더 전형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할까?
귀가 즐거운 GE!!
안녕하세요. (주) IMC GAMES 운영팀입니다.
코바야시 토모미씨에 이은 그 두번째 인터뷰, 비트매니아 시리즈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분이죠.
그라나도 에스파다(이하 GE)의 음악을 담당하시게 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쿠보타 오사무씨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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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GE의 일본 서비스사인 한빛유비쿼터스 엔터테인먼트(이하 HUE)현지에서 진행된 것을 번역한것입니다.
1. HUE :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쿠보타 오사무 : 쿠보타 오사무라고 합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났고 부모님도 일본인입니다.
최근에는 영화나 영상에 관련된 사운드 트랙을 중심으로 일본, 프랑스, 한국,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GE의 음악을 담당하시게된 쿠보타 오사무씨의 모습
2. HUE : 창작 활동을 하실 때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쿠보타 오사무 : 의외로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악기를 멀리하는 것입니다. 저는 피아니스트이기도 하지만
작곡을 할 때에 피아노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악기를 사용하면 어떻게 하든 직접 연주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작곡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작곡을 하냐면, PC나 악기 같은 모든 입력수단에서 자신을 해방시키고, 마음의 귀를
기울이고, 지금 상상 속에 울리고 있는 음을 확실하게 캐치하는 겁니다.
1000명 짜리 오케스트라도, 연주할 줄 모르는 기타 음이라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동중인 열차 안에서도 온천에서도 오선지만 있으면 작곡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짓을 매일 반복한다면, 데이트를 해도 눈 앞의 여성보다 매력적인 여성상을 상상하는 식의 위험성이 있지요.
마음 속에 떠오르는 것은 무한한 것 같지만 무한하지 않습니다. 어쨌건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않으려는게 사람이니까 저에게는 이런 방법이 좋은 것 같아요
3. HUE : 좋아하는 것 (활동, 음악, 회화, 영화 등)
쿠보타 오사무 : '취미'라고 할 정도의 유희를 모르는 시시한 남자입니다만, 아무튼 여행하고 요리, 가능하다면
그걸 동시에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30개국 정도 가본 것 같네요. 덤으로 거기서 일을 할 수 있다면 더욱 행복하고요.
여행을 가도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도 아니고 방에 처박혀서 밥하고 곡을 만드는 거기 때문에 뭐 '이주' 비슷한 걸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특히 프랑스에서는 좀 길게 생활을 했습니다. 또 자각은 못하지만 외국어 매니아인 것 같습니다.
언어는 역시 음악하고 공통점이 많아요. 게다가, 그냥 말을 배우는게 아니라, 척 하는 (예를 들어 한국에 가면 한국인처럼
감정 표현을 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거의 연극의 영역에 가깝죠. 여장이나 변장하고 비슷할지도 모르겠는데 제가 모르던
또 하나의 자신과 만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4. HUE : 그중에서 특별한 것 한가지만 고른다면?
쿠보타 오사무 : 비행기 마일리지 모으기. 거의 매니아 수준입니다. 마일리지는 단순히 항공권을 구입한 돈 대신 주는게
아닙니다. 뭐 슈퍼에서 포인트 모으는 주부하고 마찬가지 일까요? :)
5. HUE : 크리에이터로서 GE에 참가함에 있어서, GE의 어떠한 점에 매력을 느꼈는지?
쿠보타 오사무 : 누가 뭐래도 비쥬얼의 아름다움이 첫번째. 특유의 공기가 감돌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유럽은 실제로 살아보면 결코 러브 호텔 마냥 깔끔하지도 않고, 꽤나 냄새도 나고 먼지 투성이인
곳도 있고 하지요. 그런 부분까지 리얼하게 재현된 곳이 보입니다.
또 한가지는 설정 자체의 리얼함이랄까요. 물론 가공의 지명에 캐릭터이지만, 인간이 사는 살 땅을 원하는 것은
본능에 뿌리내린 욕구이니까요. 게다가 실제 유럽의 여러가지 민족의 국민성 같은 것까지 잘 연구되고 세세하게 분석되어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저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영토를 넓히는 게임이 아니라, 그런 지적인 요소가 매력적입니다.
그러한 향기의 일부를 책임질 음악 제작에 참가하게 되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6. HUE : GE에 뭔가 추가했으면 하는 요소가 있다면?
쿠보타 오사무 : 그걸 말해버리면 관계자의 입장으로서 '이미 무엇이 만들어져 있는지'를 오히려 공개해 버리는
꼴이 되니까 말 안하렵니다. 개인적으로는 민족적, 지정학적인 확장성을 가진 캐릭터가 늘어난다면 기쁘겠네요.
7. HUE : 어떠한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는지?
쿠보타 오사무 : 참회하자면 사실은 원래부터 상당한 수준의 gamephobe(게임 기피)였습니다. 유소년기에 승부에
약했던 저는 승부나 점수 같은 것에 반감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원래 음악가로서 한판 도박 같은 인생 게임을 하고
있으니까 굳이 이 이상 게임은 안 해도 되겠지 생각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중국에서 일본인 친구와 '얼마나 현지인인 척 하고 들키지 않을 수 있나' (당시 중국은 외국인
요금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상대가 중국인으로 생각하는지 아닌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음) 내기를 했을 때,
너무나 재미있었던 겁니다. 그게 바로 게임이 아닌가 싶어요. 이겼다고 뽐낸다던지 그런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RPG가 가장 성향에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스코어 지상 주의도 아니고, 플레이어
한명 한명에게 어필하는 훌륭한 엔터테인먼트로서 인터랙티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문명의 발달을 볼 때 그런 레벨까지 도달하려면 아직 기술적으로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스코어 지상주의라면 반대로 두더지 잡기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싶네요.
1980년대에 서울 거리에서 유행하길래 저도 열심히 하기도 했었지요.
또 게임 센터의 번잡함도 예전에는 정말 싫어했습니다. 나이도 나이인 만큼 남들이 쳐다봐서 창피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남들이 잘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잘 들어갑니다. 회춘한 걸까요. 그런 테크닉도 저만이
가능한 하나의 게임이기도 합니다.
8. HUE : 어떤 게임 타이틀이 가장 인상에 남는지?
쿠보타 오사무 : 그런 이유로 그다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10년 정도 전에 프랑스의 '크루세이드'라는
'시네마틱 어드벤처 게임'의 일을 맡은 적이 있는데, 충격적인 게임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초등학생 쯤을
타겟으로 만든 교육용 게임이지만, 절대로 잊지 못할 겁니다. 게임 자체를 잘 만든 건 아니었지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박력이 있었습니다.
9. HUE : 게임의 어떠한 부분을 재밌다고 생각하는지?
쿠보타 오사무 : 매스컴에서 어른들이 젊은 사람들의 '게임적인 사고 방식'의 위험성에 대해서 자주 설교를
하지만, 샐러리맨 사회의 출세도 투자나 주식의 세계도 일정한 제도아래 거기에 리스크와 꿈이 존재한다면,
그에 도전하는 이들은 모두 게임 플레이어가 아닐까요. 이쯤 되면 아까 제가 게임 기피증이라고 말한 것도
거의 양치기 소년적인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만.
게임은 그것을 만든 시대의 세상을 보여줍니다. 30년전에 유행한 '인생 게임'의 비극적 결말로서
'가난뱅이 농장'은 있어도, 도시에서 홈리스로 길거리에 변사체로 발견되는 식의 결말은 없었지요.
앞으로 50년이 지나면 '게임'이라는 단어는 없어지고, 유희로서의 게임과 현실사회에 떠넘겨진 '홀로그램'같은
걸로 분화될지도 모릅니다.한편으로는, 시간 죽이기로 게임을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5분 여유가 있으니
게임 센터에 간다든지 그런건 괜찮은데, 남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한쪽 손이 심심하니 컨트롤러에 손을 뻗는다든지.
몇 분 지나서 전화를 받을 때에는 스스로 무의식적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는 사람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보면 조금 슬픈 일입니다. 물론 즐기는 방법은 사람 나름이므로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제가 너무 늙었나요 :)
10. HUE : 마지막으로 GE와 쿠보타 오사무씨의 음악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쿠보타 오사무 : 최근 개인 앨범을 낸 적이 없는데 (한국에서 2장 낸 이후) 자신을 위한 음악을 만들 때와,
이렇게 영화나 게임의 사운드 트랙을 만들 때는 역시 전혀 틀립니다. 종합 예술이니까 음악만 자기 주장을 펼쳐도 안됩니다.
그러므로 제작할 때에는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게다가 국제적인 프로젝트이기까지 한다면….
암만 봐도 저는 그런 곤경을 오히려 즐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도 서울에 가서 김학규씨와 여러 가지
논의를 하고 와서, 역시 사람과 부딪혀 가며 일하는 즐거움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메일로 발주하고 파일로 보내면 끝인 일도 많으니까요…) 일로 타협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 부디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11. HUE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쿠보타 오사무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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